방콕의 일정 중 몇일간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에 다녀오기로 했다
방콕에서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공용버스터미널에서 캄보디아 국경인 뽀이뻿까지 가는 국제버스를 타는 방법
국제버스는 새벽3시30분에 첫 차가 있다
약 6시간 정도 소요가 된다
두 번째는 시내 중심에서 캄보디아 국경에 있는 카지노호텔까지 가는 카지노행 버스를 타는 방법이다
카지노행 버스는 시내중심에서 아침 6시에 출발하며 약 3시간 정도 소요가 된다
하지만 일반배낭여행객들에게는 카지노행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일반화되지 않았다
Nicky의 도움으로 카지노행 버스 출발장소와 시간을 일러받았다



카지노행 버스에는 관광객들보다 태국인들이 대부분의 좌석을 차지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천국이라 불리우는 태국에서도 카지노 운영은 불법화 되어 있어 캄보디아 국경에 있는 카지노 호텔을 이용해서
태국현지인과 외국인들에게 카지노를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버스에 오르면 가이드가 물과 간단한 빵을 제공한다
가이드에게 버스비 200바트를 내고 목적지까지 가면 된다

버스 차장 밖으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보며 잠시 단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떠보니 벌써 뽀이뻿 국경에 버스는 정차해 있었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버스에서 내리려는데
일본인 배낭여행객이 나를보며 인사를 건넨다

"저기, 안녕하세요, 일본사람이신가요?"

흔히 받는 질문이다

"아니요, 한국사람입니다"

"아! 죄송합니다...제가 캄보디아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국경까지 따라다녀도 될까요?"

"네, 저는 괜찮아요"

희한하게 국경에서는 언제나 일본인 동행을 만나게 된다;;

국경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자
많은 태국인 브로커들이 달라 붙는다
이들 브로커들은 캄보디아 비자를 대행해 주는 조건으로 1,200바트 정도의 커미션을 요구한다

사실 캄보디아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사진 한장과 태국 돈 1,000바트를 내야 한다
브로커들을 뒤로 하고 바로 출입국 관리소로 직행하자
태국에서 간단하게 출국 신고를 끝내고
캄보디아 비자를 받으로 가자

 
비자신청소에는 정복을 한 캄보디아인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에게 여권과 증명사진 한장 그리고 1,000바트를 내면
비자발급을 해 준다

그 다음엔 출입국관리소에서 입국심사를 하면 끝!!!
국경지대인 뽀이뻿에서 양코르 유적지가 있는 씨엠리업까지 가는 방법은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잡아타야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캄보디아 국경에서 씨엠리업까지 가는 버스가 그리 많지 않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오전10시, 버스는 오후3시에 있단다;;;
이건 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택시를 잡아타기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4명의 일행을 만드는 일
다행히 한명의 말레이시아 아저씨와 한국인 여행객을 포함 우린 4명의 일행을 만들었다
이제 택시를 잡아타러 가자;;;

캄보디아 국경 택시는 인원수에 상관없이 한 대당 돈을 받는다
물론 흥정을 잘 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40~50달러 많게는 60달러의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흥정의 기본은 은밀함이다;;;
공공연하게 얼마얼마라고 떠들면
다른 기사들의 눈치를 보느라 깎아주기가 어렵다
택시 기사 한명을 골라
조용히 속삭이자

"얼마?"

캄보디아 아저씨 조심스레 손가락 네개를 편다
난 씨익 웃으며 손가락 세개를 편다;;
관광객들이 없어서 그런지 아저씨는 바로 오케이를 외친다



요거이 바로 우리가 잡아탄 캄보디아 택시올시다
택시는 도중에 가스충전소에 들러 셀프 충전 중!!!

막간을 이용해 국경 멤버 소개를 해보자



일본인 여행객과 말레이시아 아자씨
그리고 한국인 여행객 선희
선희는 방콕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후 캄보디아 여행은 선희와 함께 동행하게 된다

인상이....(미안타 사진이;;; ㅋㅋㅋㅋㅋ)
 


약 한시간에 걸쳐 도착한 씨엠리업 시내의 전경이다
씨엠리업은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보다 관광객들의 유입이 굉장히 활발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교통편이 그다지 발달되지 않았다
씨엠리업에서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다른 어느 나라의 도시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의 간판이 굉장히 눈에 잘 띈다는 사실이다 
새벽에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숙소에 체크인을 하니 거의 오후가 다 지나간 시간이다

같이 동행을 한 선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숙소에서 저녁을 먹었다
숙소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이다
캄보디아의 게스트하우스는 싱글룸 4달러(약 5,400원) 정도이다



다음날 오토바이 택시를 하루 전세를 내기로 한다
앙코르 유적지는 걸어서 돌아다니기에는 너무나 방대하다
보통 3일 정도 유적지를 보는데 시간을 투자한다고 하는데
우린 하루만 돌아보기로 했다

매표소에 들어서면 사진을 찍게 된다
입장권에 본인의 얼굴이 찍혀 있어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다


동남아 최대의 관광지라고 불리우는 앙코르 유적지는 과거 크메르 제국의 사원들이다
1996년 태국과의 육로국경이 개방되면서 하루에 2,00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이곳을 드나든다고 한다
거대하면서도 아주 섬세한 조각들로 가득한 앙코르 유적은
인간이 만든 건축물 중 인간이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인류사가 남긴 훌륭한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앙코르 유적지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사원으로 소개되는 바로 앙코르 왓트!


앙코르 유적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앙코르 왓트는
총 3개 층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층의 외부에는 회랑이 둘러져 있다
왕의 생전에는 신을 섬기는 사원의 역할을 하다 사후에는 무덤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랑에는 인도의 창조 설화인 내용을 조각한 벽화들로 가득하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벽화에 조각된 1,500명의 천상의 무희들은
모두 비슷하게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각 자 다른 장신구와 머리 모양 그리고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어
단 하나의 조각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앙코르 왓트에 이어 왕코르 톰으로 이동해 보자
앙코르 톰은 앙코르 제국의 마지막 수도였던 장소 이다
다른 유적지들은 개별 사원으로 이루어졌지만 앙코르 톰은 성곽 안에 여러 유적이 모여 있다
12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건축 당시에는 약 100만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했으며
동일시기의 유럽의 어느 도시보다 많은 인구가 거주한 도시로 거론되고 있다 

앙코르 톰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남문이라는 곳을 통과해야 한다
남문의 양쪽에는 각각 54개의 석상들이 놓여져 있는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이 다리는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연결하는 무지개를 의미한다
또한 좌우측의 석상들의 얼굴이 약간 다른 것을 알 수 가 있는데
좌측은 선한 신 오른쪽은 악한 신이다


바욘사원은 앙코르 왓트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유적지 중 하나이다
앙코르 왓트보다는 100년 정도 뒤에 지어졌다고 한다
바욘 사원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사면상이라는 54개의 경이로운 석상을 볼 수 있다는 점과
당시의 일상 생활을  유추할 수 있는 벽화가 조각 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욘사원의 전경을 바라 보고 있으면
멀리 석상들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바로 위의 벽화 사진을 잠시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가 있다
벽화의 내용은 전투에 참전하기 위해 길을 나서는 병사들의 모습이다
벽화의 가운데에 자라를 들고 있는 여성이 보이는데
자라가 앞에 있는 남자의 엉덩이를 물어 버린다
사람들은 이 남자와 여자를 부부관계로 추정하며
그 당시에도 자라는 남성 정력의 상징으로 인식이 되고 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돌 기둥의 안내를 받으며 뻗어 있는 길을 따라가보자


사원의 곳곳에는 이렇게 돌덩이들이 무너져 있는 채로 있다
과거에는 웅장한 사원 건물 중 일부를 차지하는 녀석들이였을게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도 이 돌덩이들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모습이지만 이렇게 고스란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원의 돌탑 꼭대기에는 인자한 사면상의 모습을 실컷 볼 수가 있다


캄보디아 전통 복장을 한 소녀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몰래 찍어보자


앙코르 유적지를 이동하는 수단은 오토바이 택시뿐만 아니라 코끼리 녀석도 한 몫을 한다


과거에는 매우 웅장하고 거대한 규모였던 바푸온 이라는 사원은
현재 대부분 붕괴되어 그 규모를 한눈에 알기에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사원까지 뻗어있는 이 다리는 당시 크메르 예술 양식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란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건 이단아들은 존재한다;;;
이 돌다리 건축자는 이거 만들어놓고 승려들한테 졸라리 맞았겠지?


바푸온 사원 옆에 있는 피미아나까스 라는 제단이다
이 제단이 가지고 있는 전설 중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이 제단에는 9개의 머리를 가진 뱀의 정령이 살았는데
이 뱀의 정령은 밤마다 여자로 변장하여 왕이 왕후나 후궁들과 자기전에 먼저 동참을 했다 한다
만일 하루라도 동침을 하지 않으면 왕이 죽는다는 전설이다
음...기가막히게 잘 지었고만;;;

이런 이유로 크메르 왕가의 혈통에는 신성한 뱀의 피가 흐르고 있다 한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코끼리 테라스라 불리우는 이곳은 왕의 사열대들이 늘어서 있는 곳이였다
테라스에서 왕이 자신의 호위 사열대들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너무나 더워서 잠시 숙소에 들러 샤워 한번하고
점심먹고 다시 유적지로 고고씽;;;
오후에 방문한 사원은 영화 툼레이더에서도 등장한 따프롬이라는 사원이다



따프롬사원은 폐허가 된 채로 방치된 인상적인 사원이다
마치 정글처럼 나무 뿌리가 사원의 기둥과 지붕을 감싸안거나 무너뜨려
주변 곳곳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파괴와 융합의 이중성을 볼 수 있다


따프롬 사원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파괴된 정도가 심하여 통행이 불가능한 곳도 많다
곳곳에 무너져 내려 버린 담벼락과 사원의 모습은 
공허함보다 신비스러움과 웅장함을 전해준다 


숙소로 돌아가기전 앙코르 유적지의 일몰을 보기 위해
쁘레룹이라는 사원을 찾았다
이 사원은 장례의식을 치뤘던 사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쁘레룹이란 '육신의 그림자'라는 뜻으로 화장의식 혹은 화장 후의 재를 의미하기 때문...

사원의 정상에 오르면 확 트인 유적지의 전경을 볼 수가 있다


아쉽게도 이날은 구름이 너무 많아 일몰을 볼 수 없었다

짧은 캄보디아 일정을 마치고 내일 다시 방콕으로 돌아간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캄보디아 현지 장사꾼들과
관광객들을 물주로 보는 캄보디아 아이들이 
전혀 귀여워 보이지 않는다



                                                                     캄보디아 시내를 돌면서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이다
                                                시내 곳곳에서 파자마를 곱게 차려입은 여자들의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캄보디아에서 최고의 외출복이란다
                                                                                  누군가에게는 가장 편한 옷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멋진 외출복이 될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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