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 불편한 사람 Part-2





벨기에 브뤼셀에서 당일치기로 다녀볼 만한 곳은 브뤼헤라는 벨기에의 도시와 이웃나라 룩셈부르크가 있다
브뤼헤는 정보에 의하면 다소 베네찌아와 흡사한 느낌이라고 한다
내가 느꼈던 베네찌아의 환상적인 모습을 굳이 다른 도시와 비교당하기 싫어서 브뤼헤는 Pass!!!



유레일 패스 소지자는 별다른 티켓팅 없이 브뤼셀에서 룩셈부르크까지 다녀올 수 있다
오전 9시33분 기차에 올라타고 룩셈부르크로 출발! 


3시간만에 도착한 룩셈부르크는 이웃나라인 벨기에와는 사뭇 여유롭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든다
기차역에서 시내중심까지는 도보로 15분정도 거리이며
웬만한 구경거리는 반나절 이내에 다 둘러 볼 수 있을정도로 굉장히 작은 나라이다
참, 룩셈부르크의 수도는 룩셈부르크인거 다 알고 있을게다...

기차역 주변의 마을에서 시내 중심부로 가기 위해선 저렇게 높고 큰 다리를 건너야 진입 가능하다


시내중심부의 시작을 알리는 이름모를 높은 탑이 보인다
그나저나 이건 시내인지 그냥 거리인지 그닥 구분이 가지 않는다



평균고도 300미터 절벽위에 자리 하고 있는 룩셈부르크는 유럽에서 가장 완벽한 요새라고 불리우고 있는데
벨기에.독일.프랑스 등 주변 강국에 둘러싸인 불리한 지정학적 위치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과거사를 통해 20여차례에 걸친 파괴와 복구를 되풀이하면서도 외세의 침략을 극복한 룩셈부르크는
세계적인 철광석 매장량을 바탕으로 유럽 강철 조합의 중심이자 금융,관광 산업의 부흥으로
인구 80만에 불과한 소국을 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고 변모시켰다

절벽아래에는 울창한 나무들과 함께 옹기종기 마을들이 형성되어 있다
그나저나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한 바탕 비가 거세게 내려주신다
중심지에서 약간 떨어진 곳까지 내려오니 마땅히 비를 피하며 구경할 만한 곳이 없어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그래, 금강산도 식후경이다!!!!헤헤


레스토랑에 앉아 담배 한 대 피우고 나니 비가 그쳐주시는 센스!!!
죽을래...

비가 그쳤다고 다시 나갈 수는 없는 법...
웨이터가 다가온다...

"룩셈루르크 전통 음식 같은거 있니? 나 그거 먹어보고 싶은데..."

겁도 없이 메뉴도 안보고 룩셈부르크식 요리를 주문한다
그래 조그만 레스토랑인데 얼마 하겠어? 헤헤



잠시후 미소를 가득 띄우고 웨이터가 양손 가득 음식을 들고 나온다;;;
으음...뭘...또 이렇게나 많이...

"룩셈부르크 스페샬 이올시다~그럼, 즐거운 시간..."

닭고기,돼지고기,오리고기,감자,콩스프다...
그나저나 이거이거 쥰내 짜다ㅋㅋㅋ떽!이시키들 짜다!

계산할 때 보니 28유로다;;;팁 2유로까지 놓고 왔으니 30유로(약6만원)....


슬슬 주변을 구경하는데
관광객 몇 무리가 웬 건물 앞에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뭐지, 뭔가 좋은 구경거리라도...



가만보니 룩셈부르크의 대공이 살고 있는 궁전이다...


10분 쯤 지나니 렉서스 한 대가 휘리릭 궁전을 빠져나간다



그러더니 근위병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뭔가 대단한 근위병 교대식을 기대라고 했다면 미안...
그냥 저렇게 짧은 앞마당 거리를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게 끝이다 


관광객들 우~외 마디 탄성을 내뱉고 하나 둘 사라진다...



뻘쭘해진 근위병 아자씨;;;


시내중심광장인 아름광장이다
다른 여느  나라의 광장에 비해 소박하고 한적한 느낌이다



정부 비밀요원 아저씨가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를 즐기신다
작전 중 이신가...



건너편 계단에서는 젊은 커플들이 쪽쪽 빨고 있다;;;이시키들...부럽다...


그나저나 절벽에서 바라보는 풍경 이외에 룩셈부르크에서 그닥 구경할만한게 없다는 걸 깨닫는다...
그나저나 저 아랫마을 까지는 어떻게 내려가는거냐...
몇 시간동안 돌고 돌고 돌아도 길을 찾지 못했다


세 시간만에 찾아낸 방법!!!
이곳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쳇...안간다 안가...



다시 천둥이 치더니 비가 한 바탕 쏟아진다...
아...진짜 이죽일놈의 비...




굉장히 한적한 노트르담 성당 앞...



룩셈부르크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정장 스타일의 남자 무리들...
모두들 작전 중인게냐...


브뤼셀에 도착하자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비를 뚫고 숙소에 도착했다
9시 쯤 되자 빗줄기가 좀 가늘어진다
숙소에 머무는 여자 여행객 두명이 야경을 보러 나간다고 한다
여자 여행객이 책을 보고 있던 지상렬을 닮은 주인장에게 묻는다

"밤에 둘이서 나가면 괜찮죠?"

브뤼셀의 밤거리가 조금 걱정이 되나 보다

"웬만하면 안나가는게 좋죠!"

주인장은 묻는 사람은 쳐다보지도 않고 책을 보며 로보트 처럼 대답한다
여자 여행객들이 거실에 앉아 PC를 두드리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보더니 같이 가자고 자꾸 꼬신다 
나가는 건 귀찮지만 밤길이 조금 위험할 것 같아 따라나서기로 한다

비를 추적추적 맞으며 광장으로 갔다
브뤼셀에서 제일 예쁜 야경은 광장이라며
가이드 북에서 봤다고 한다-_-;;;
하지만 정작 광장에는 비가 와서 그런지 휑~하고 음산하기만 했다...-_-ㅋ
나온김에 밥이나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케밥을 시켜 먹었는데 너무 양이 많아서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돌아가는길...거리엔 사람이 정말 없다...
공포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길거리다...
골목 여기저기에서 좀비들이 튀쳐나올 것만 같다...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을 풀 수 없을 정도 였다....

숙소 앞 대문에 도착하니 11시20분이다
첫 날 주인장이 했던 주의사항이 문뜩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통금시간은 밤11시 입니다...입니다...입니다..입니다...(에코효과)"

똑똑똑!!!긴장된 마음으로 문을 두드린다...
무슨 기숙사 외출 나갔다 온것도 아니고...씨...
삐그덕~소리와 함께 지상렬을 닮은 주인장인 모습을 드러낸다

"다녀왔습니다"

인사를 하는 우리를 쳐다보며 한 마디 내밷는 주인장

"이렇게 늦게 다니시면 안되죠!"

진짜...너무하네...우리가 여기에 한 달을 머무니?일 년을 머무니?
하루 이틀 밖에 없는 여행객에게 그게 할 소리니?
적어도 이렇게 비가 오고 야심한 밤에 귀가하는 여행객에게

"별 일 없으셨죠?, 가보니 어땠어요? 식사는 하셨어요?"

정도는 물어봐줘야 하는거 아닌가?
이건 뭐, 공짜로 얹혀지내는 집에 있는거 마냥 눈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행히 내일 이 숙소룰 탈출하지만
지난 몇 개월간의 여행동안 
가장 많은 눈치를 보며
가장 많은 불편을 겪은 이곳 숙소 덕분에
브뤼셀의 이미지 마저
내가 겪은 최악의 관광지가 되고 만다 





브뤼셀의 악몽이여....A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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