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 긴 기다림


 

빈이와 함께 오스트리아 빈에 왔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부탁한 노트북을 받는 일이다
여행을 떠나오기전 노트북을 들고 가는 일이 번거롭기도 하고 도난 위험도 있어 가져오지 않았는데
노트북은 이제 장기여행의 필수 소지품인 듯 싶다...
DHL을 통해서 오스트리아에 머물 숙소로 이틀전에 보냈으니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어쨋튼 노트북을 받기전까진 오스트리아를 떠나지 못할 수도 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역에서 우리가 머물 숙소까지는 조금 떨어져 있다
레오폴드 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가면 있단다



여기가 바로 우리가 머물게 된 숙소다
미카엘의 집이라고 하는 이집은 사실 한인 민박이라기 보다 중국인 민박이다
집 주인은 한국인이 아니라 중국인 부부였는데
다른 곳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한국인 아주머니께서 인터넷을 통해 소개를 시켜주고 있는 모양이다
민박집에는 장기체류중인 두명의 프랑스 친구를 제외하면
여행객은 빈이와 나 둘 뿐이였다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주인말로는 근처에 간단하게 요기를 때울만한 식당은 없다고 한다
그래도 동네 구경이나 할 겸 집을 나섰다
레오폴드역 중심은 빈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전원주택단지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도 많지 않고 조용하다
집에서 5분 정도 걸어나오니 요렇게 탁 트인 들판도 나온다
그나저나 오스트리아 날씨도 춥다...


식당을 찾아 마을을 거니는데 어느 집 조그만 정원에 체리나무가 있다
할머니께서 체리를 따고 계신다
빈이와 내가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으니
할머니도 덩달아 신기한 듯 우리를 쳐다보시다가
체리를 한움쿰 따서 빈이 손에 쥐어 주셨다
체리가 이렇게 달고 맛있는 건지 이 날 처음 알았다


체리를 입에 물고 룰루랄라 걷다보니 차이나레스토랑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니 커텐도 닫혀 있고 이거이거 너무 조용하다
장사를 하는 건지 어쩐건지 밖에서는 도통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당차게 문을 열어제치는 빈이...
문이 열리자 마자 정말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눈 앞에는 굉장히 많은 마을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메뉴에서 발견한건 탕수육!!!!!!!!!!!!!!!!!!!!!!!!!
내가 제일 좋아하는 중국음식인데...
오스트리아에서 먹게 될 줄이야 ㅋㅋㅋ
김치와 단무지가 없어서 아쉽지만
탕수육과 볶음밥을 시켜 먹었다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진짜 맛.있.다


다음날 빈 시내거리를 구경 나왔다
빈의 시내는 링 거리(Around Ringstrasse)라고 불리우는 곳이 중심이 된다
링 거리 주변에는 시청사와 박물관, 미술관, 왕궁 등 볼거리들이 모여 있다
슈테판플라츠역에 내리면 먼저 성 슈테판 성당을 볼 수가 있다
합스부르크의 대공 루돌프4세에 의해 세워진 성당은
고딕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모두 볼 수 있다


성당에서는 마침 미사시간이다...
촛불을 세우고 잠시 기도를...


성 슈테판 성당을 중심으로 뻗어 있는 이 거리는
케른트너 라는 빈 최대의 쇼핑거리이다



클래식음악의 나라답게 거리에는 아예 피아노를 내놓고 연주하는 사람들도 있다


링 거리의 끝에는 오페라 하우스가 자리하고 있다
빈의 대표적인 건물로써 네오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대부분 독일어로 번역된 작품만을 공연하고 있어
내용이나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하면 즐거움도 반감이 될 듯하다



링 거리에는 우리나라의 사대문이 있는 것처럼
예전 왕궁을 지키기 위한 거대한 출입문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여기는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이다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마차의 행렬



개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빈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분주하게 약속장소로 향하는 빈의 젊은 언니들..


광장에서 멀리 보이는 뾰족한 탑의 정체는 시청사 건물이다


빈 시의회와 시장 직무실이 있는 이곳은
12월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3월까지 광장에 스케이트 장을 설치해
시민들을 위한 광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날 우린 체코행 기차를 예매하기 위해 빈 남역으로 향했다
남역에 들어서자 만자 반가운 태극기가 눈에 들어온다
빈 기차역 한복판에 한국매점이 있다! 와우;;;



사실 기차역까지 걸어오면서 쌀쌀한 날씨 탓인지
이런날엔 짬뽕 한 그릇 먹으면 좋겠다고 빈이랑 수다 떨면서 왔는데
기차표 예매는 제쳐 두고 일단 먹고 보자;;
짬뽕대신 새우탕!!!!!!!!!!!!!!!!!감사감사;;;



새우탕 한 사발에 힘을 얻고 벨베데레 궁전에 왔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벨베데레 궁전에는 클림트의 키스라는 명작이 전시되어 있는데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클림트의 작품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클림트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자유로운 연애생활을 즐긴 화가였는데
그의 작품은 주로 여성의 몸을 주제로 한 솔직한 묘사로 많은 화제를 남겼다
작품을 찍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미술관 내부에서 작품은 찍을 수 없다;;;



미술관 내부에서 바라본 궁전 정원의 모습



벨베데레 궁전 근처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초콜라떼 한잔을 시켰다
아~~그나저나 빨리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다 ㅠ_ㅠ




쥰내 뭔가를 갈망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는 빈이ㅋㅋㅋㅋㅋ뭐냐;;;나 돈 없다 -_-;;



그리고 오스트리아를 떠날 수 있는 운명의 택배가 도착했다...
고생해준 조똥에게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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