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 승률0.1%게임






일찍 빈이와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프라하 시내로 돌아왔다
중앙역에서 가까운 신시가지의 중심 바츨라프 광장이다
프라하 최대의 번화가이며 공산주의에 대항하던 1989년 프라하의 봄에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든 곳이기도 하다



광장주변에는 레스토랑,은행,상점들이 대거 몰려있다


구시가광장은 다양한 양식의 건물들을 볼 수 있는 프라하의 심장 같은 곳이다
14세기에 건축된 구시청사 건물에는 구시가의 명물이 숨어 있다



바로 천문시계다
매시 정각이 되면 예수와 12제자 인형이 차례로 등장하며 지나간다



밤에 보았던 틴 성당의 모습이다
틴 성당은 밤에 보는게 더 이쁜 듯 하다


1978년 전까지만 해도 까를교에는 마차와 각종 교통 수단들이 다리를 통과하였으나
대대적인 보수공사 이후 보행자 전용 다리가 되었다



프라하성은 약 500여년에 걸쳐 지어진 거대한 성이다
그래서 여러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양식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프라하 성 옆에 있는 이름 모를 건축물
벽면이 마치 벽지를 바른것처럼 생겼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하나하나 조각한 거다


아무생각없이 땅바닥만 보고 터벅터벅 걷다 뒤돌아보니 이만큼이나 내려왔다

그러고보니 내가 한국을 떠나온지도 벌써 3개월 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처음 여행을 시작하기전
난 마음속으로 몇 가지 주문을 외웠다
그 중에 한가지,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얻기 보다 내가 가진 것들 중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자"

하지만 무언가를 얻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내가 가진 무언가를 버리는 일 또한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짬뽕과 짜장면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김치찌게와 된장찌게
귀여운 여자와 섹시한 여자
1회초 공격과 1회말 공격
배추김치와 총각김치

이렇듯 승률50%의 게임에서도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우린 수도 없는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고민과 생각의 댓가로 무언가를 얻게 된다

무언가를 얻었다는 건
무언가를 버림에 의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버려진 것들은 우리의 기억속에 그리 오래 남겨져 있지 않는다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존중과 믿음을 가지고 싶기 때문이다

이처럼 둘중에 하나만 선택하면 참 쉬울텐데
우리의 인생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때로는 다섯가지
때로는 열가지
때로는 백가지
때로는 수천 수만가지 중 하나만을 선택하는 상황이 인생을 살면서 닥쳐온다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옳은건지 죽어도 모르겠다면
적어도 내가 버려야 할 것들이 어떤 건지 아는 사람이 조금은 유리하지 않을까?

인생을 살면서 행복해 질 수 있는 승률 0.1% 게임...
미안하지만 난 이 게임에서만큼은 꼭 이겨야겠다

때문에, 지금 나의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 될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높이 올라야만 보인다
내가 지나온 길과 앞으로 가야할 길이

가벼워져야만 느낄 수 있다
버리지 못한 버거운 삶의 무게를

고요해져야만 들을 수 있다
살아 숨 쉬는 생명의 환희를

멀리 떠나야만 안다
가까이 있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굿바이,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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