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 나는야 국제학생 


 
숙소에서 항구까지 거리가 좀 있어서
아침 7시 배를 타기 위해선 6시15분에 숙소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
어제 저녁에 아저씨한테 미리 픽업 요청을 해놨는데
과연 우리아저씨 제시간에 나올려나... 
아저씨가 안나오면 끝장이다

여기선 택시도 버스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 아저씨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으시면서 나오신다;;;
음~그래도 약속은 제시간에 지켜주시는 센스!!!




사모스섬에서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아
아침부터 마음을 졸였는데
다행히 일찍 도착해서 여유롭다~!!!




배낭 여행객들의 대부분은 입석티켓을 끊는다
그렇게 때문에 승선을 하면 잽사게 카페에 마련된 자리를 찜해야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자리를 찜하지 못해서 복도에 쭈구리고 앉았다
근데 아침 일찍 출발한 탓인지
이거이거 완전 춥다;;;달달달;;;
산토리니에서 아테네까지는 약 6시간!!!
한두시간 추위와 싸우며 복도에 쭈구리고 앉아 졸고 있자니
배가 고파온다
뭐라도 사먹을려구 매점을 배회하고 있는데
누가 등뒤에서

"아저씨~!!!!"

하고 소리친다
헛, 파로스행 페리안의 재수생 소녀다
근데 이시키 대뜸 아저씨라니;;;
그래도 마을버스안에서 마냥
아는 사람을 요로코롬 큰 배안에서 만나다니 기분이 참 묘하다

빵과 커피를 사서 허기를 달래며
각자의 여행기를 들려준다

소녀는 미코노스에서 1박을 하고
산토리니에 저녁늦게 도착했단다
숙박을 한 곳은 내가 머물렀던 블랙비치 근처였다

소녀는 산토리니에서 이아마을,피라마을 코빼기도 구경 못한채
아침에 아테네행 페리를 탔다고 한다

숙소에서도 픽업을 해준다고 말만하고
데려다 주지도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소녀는 너무나 좋았단다;;;;
참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바람직한 소녀가 아닐 수 없다...-_-;

소녀는 아테네에서 바로 한국으로 돌아간다
아테네가 소녀의 마지막 여행지인 셈이다

아테네부터 시작되는 앞으로의 유럽여행 숙박지는
전부 한인민박으로 결정했다
숙박비에 곳에 따라
조식, 석식이 포함되어 있어
일반 호스텔보다 싼값에 머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테네에는 두 곳의 항구가 있다
그리스의 섬에서 출.입항을 하는 삐레아스(Pireas)항구와
이탈리아에서 출.입항을 하는 파트라스(Patras)항구가 있다

삐레아스 항구는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지하철로 이동이 가능하며
파트라스 항구는 아테네 시내에서 약4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예정시간에 맞춰 배는 아테네 삐레아스 항구에 도착했다



메트로가 구간 공사로 인해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메트로를 타야만 했다
그나저나 시내버스가 전선에 매달려 있다;;;
전기버스인가?




30분 정도 길을 헤매고 나서야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간판이라도 있었으면 쉽게 찾을 수 있었을텐데;;;

아테네하우스 라는 한인민박집에 신세를 지기로 했다
1박 20유로(조식포함)
도미토리가 지하에 있다는 점만 빼면 그리나쁘지 않은 곳이다




저녁에 손님들을 데리고 주인장께서 야경투어를 시켜주셨다
숙소 가까운 곳에 시내야경과 아끄로뽈리스 야경을 볼 수 있는 언덕이 있다




늑대의 언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리카비토스 언덕에 가보자
요 언덕은 해발 277m의 낮은 언덕이지만 아테네 일대가 평지인 까닭에 매우 도드라져 보인다
신화에 따르면 아테나 여신이 아끄로뽈리스를 지키는 성을 만들기 위해 가져온 돌이 언덕이 되었다고 한다

낮은 언덕이라면서 계단을 무지막지하게 올라야한다...



이제 다왔나 싶어 허리 좀 펼까 했는데
엥;;;아무것도 없다

주위를 한바퀴 돌고 나서야
케이블카 탑승장을 발견;;;




언덕 정상까지 연결된 케이블카이올시다
근데 케이블은 안보인다...무선 케이블? -_-ㅋ
타고 보니 저건 80경사를 오르내리는 미니 지하철처럼 생겼다
철로를 따라 이동한다;;;



언덕정상에서 바라본 아테네 시가지 전경이다
정말 아테네 시가지 일대는 평지가 대부분인 듯 싶다




전망대 옆에 세워진 하얀 교회에 들어가보자
그러고보니 그리스에 와서 교회안에 들어가보는 건 처음이다




음;;;예배를 볼 수 있는 공간은 아닌 것 같다
50센트를 내고 촛불하나를 피운다
태국에서는 부처님께
터키에서는 알라신께
그리스에서는 하나님께
행복을 빌자;;;
(너무 박쥐같은가;;;그래서 미워할라나;;;에이 그르지마요;;;나미아미타불,인샬라,아멘;;;)




아테네 최고의 볼거리 아끄로뽈리스에 가보자
아끄로뽈리스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 고대에는 함부로 올라갈 수 없었다고 한다
아끄로뽈리스에는 빠르테논신전과 에렉테이온신전이 있다

아끄로뽈리스에 입장하기 위해선 통합입장료를 구입해야한다
일반12유로, 학생6유로

잊고 있었지만 난 국제학생증을 소지하고 있다!
낄낄낄낄;;;
10년전 국제학생증이 아니냐고?
No!No!
무슨 섭섭한 말씀을;;;확~그냥;;;

한국을 떠나기전 난 과테말라의 스페인어학원을 등록했다는 사실!

그렇다 난 학생이다!
주문을 걸자
난 학생이야 학생이야;;;;
여러분 난 학생이랍니다 '-'v
절 부르실땐 학생~이렇게 불러주세요

매표소에서 국제학생증을 빼꼼히 내밀며

"아저씨, 나,나 학생이야, 할인해줘~!"

라고 귀여운 표정을 지어본다;;;;;;아마 그랬을 것이다....

국제학생증을 처음 써본다;;;그래서 그런지 초콤 떨린다;;;
근데 매표소 아저씨 국제학생증과 내 얼굴을 비교해가며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러더니 옆에 앉은 매표소 여직원과 속닥속닥 거리기 시작한다

어이,어이 모하는거야;;;

그렇다...사실 그날 나의 복장은 전혀 학생다워 보이지 않았다
야쿠자 똘마니 같은 모습이었을터;;;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매표소 아저씨는 뭔가 단호한 결심을 한 듯

"OK, Free!"

이러는게 아닌가?
뭐야,뭐지? 아저씨 나한테 왜이래;;;
국제학생증을 내면 6유로 내야는데;;;
다른 애들도 다 그랬는데;;;
난 왜 무료야;;;
무료임에도 기분이 찜찜하다;;;
소중한 경험이다;;;




찜찜함을 뒤로 하고 매표소를 지나는데
 육지거북이가 마중나와있다
가이드 거북인가ㅋ거북이 등딱지를 누르면 한국어 설명이 나온다던가ㅋ





아끄로뽈리스의 언덕은 대부분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 굉장히 미끄럽다
슬리퍼를 신고 다녔는데 이건 뭐 빙판장이 따로 없다;;;
바닥이 완전 민들민들하다;;;;




아끄로뽈리스 언덕을 다 오르면 웅장한 빠르테논 신전을 볼 수 있다
아테네의 수호신인 지혜의 여신 아테나를 모시던 신전이다
빠르테논 신전은 역사적으로 많은 수난을 겪었는데
1687년에는 베네찌아 군대의 포격으로 아름다운 신전의 모습을 잃게 되었고
그 후에는 대부분의 주요 유물은 모조리 약탈당해 런던의 대영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지금도 그리스 정부의 문화재 반환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양국외교의 뜨거운 감자로 상존하고 있다




빠르테논 신전은 오랜 시간 동안 복원 공사를 하고 있다




멀리 보이는 언덕이 어제 야경투어로 올라갔던 곳이다




빠르테논 신전에서 바라본  반원형의 디오니소스 극장이다




빠르테논 신전을 한바퀴 돌면 오른쪽에 에렉테이온 신전이 보인다




기원전 406년에 완성된 에렉테이온 신전에는 신전을 떠받치고 있는 6명의 소녀상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곳에 공개된 것은 모조품이다




신타그마 광장의 뒤편에 있는 무명용사의 비라는 곳이다
무명용사의 비는 터키와의 전쟁(1923년)에서 희생된 병사의 넋을 기리며 세워진 곳이다
벽면에는 고대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명언이 새겨져 있는데
명언 중 하나만 해석해보면

'영웅들에게는 세상 어디라도 그들의 무덤이 될 수 있다'

무명용사의 비 앞에는 에브조나스 라는 전통의상을 입은 의장병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원피스와 털실 방울 구두가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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