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 피사의 사탑이 살아있다


 
피렌체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피사에 다녀오기로 한다
피사에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는 말을 남긴 과학자 갈릴레오 갈렐레이의 실험으로 유명한 피사의 사탑이 있다
피사의 사탑은 100년 안에 사라질 이태리 역사적 유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피사의 사탑을 다녀온 대부분의 여행객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시.시.하.다

얼마나 시시하길래 저런말들을 하는지 확인해 보러 가자
고!고!고!
담배는 챙겼니?




피렌체 중앙역에서 피사행 기차를 잡아타면 한시간만에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피사기차역에서 피사의 사탑이 있는 곳까지는 도보로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




피사의 사탑으로 향하는 길에 만나게 된 꼬마 관람객들
유럽에서는 저렇게 어렸을 때부터 문화예술 관람이 보편화 되어있다





Oh! Shit! Fuck! 어떻게 이런걸 보고 시시하다라고 할 수 있단말인가;;;
멀리서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을 보고
로마에서 콜롯세움을 멀리서 발견했을 때 처럼 탄성을 질렀다

이건 뭐, 어떻게 설명해야 좋은거야!!!
보고 있노라니 굉장히 흥분이 된다...

피사의 사탑이 기울어지게 된 배경을 살펴보자
피사의 사탑이 세운 토대는 모래로 된 약한 지반이 였다
그렇기 때문에 3층이 완성된 초기부터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공사를 중지하고 연구해 본 결과 기울기는 해도 무너지지는 않으리라는 결론을 내려 공사를 재개 했다
 (클라이언트(교황)가 노발대발 쳤을 것이다)

세월지나면서 사탑의 기울기는 미세하게 더 기울어져 갔다
1990년에는 관광객의 입장을 금지시키고 사탑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작업을 시작해
2001년에 공사를 마무리 했다고 한다

현재는 하루에 한정된 인원만 입장시키고 있다




사탑에 오르기 위해선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매표소에서는 입장가능한 시간과 인원이 전광판에 표시되어 있다
20분 간격으로 40명씩 입장을 할 수 있단다;;;




입장 할 때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주변을 한바퀴 둘러본다
피사의 사탑은 이곳 두오모성당의 부속 종탑이다



드디어 입장!!!!!!!!!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꼭 놀이동산의 마법의 성에 입장하는 기분이다


사탑에 오르는 계단을 한발 한발 내딛으면서
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신기함을 몸으로 느꼈다
과학적인 이론으로 설명하기엔 너무나 간단하고 쉬운일이지만
이렇게 몸으로 느끼고 있으니 굉장히 신기하다

마치 무중력 상태에서는 몸이 뜨게 되어있어 라고 과학적인 설명을 들을때와
실제 몸이 무중력상태에서 둥둥 떠있음을 느끼고 있을 때의 차이



계단을 하나하나 디딜 때마다 사탑이 기울어진 방향으로 몸이 저절로 쏠리게 된다

"중심을 잡을려고 그러는거지! 바보!"
 
라고 말하고 있는 X이 있을걸로 사료된다
내 옆에 없는걸 다행으로 여기길;;;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계단이
세월의 무게와 인간의 무게를 견디어 내며
마치 고무반죽처럼 눌려져 있다...

계단을 하나하나 밟으면서
웬지 모르게 사탑이 꼭 살아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살을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떼어내면서까지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버텨내려고 애쓰는 것처럼 느껴졌다




종이 매달려져 있는 꼭대기
하지만 여기가 최정상은 아니다




나선형으로 만들어진 매우 좁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최정상!!!



피사의 사탑에서 바라본 두오모성당과 피사의 마을
올라갈때도 내려갈때도 살아있는 생명체를 밟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정말 묘했다... 

100년 안에 없어진다니...시한부 인생아닌가;;;


생각지도 못한 감동을 준 피사를 떠나 피렌체로 돌아왔다
야경이 이뻤던 아르노 강을 다시 찾았다
마침 노을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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