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 복어 같은 메히꼬





스페인 마드리드를 떠난 비행기는 한참이 지난 후에야 멕시코시티 공항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면 비행기를 탈때마다
도착지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기다리기만 한 것 같다
시차의 영향때문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꽤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탄 듯 하다 
멕시코를 떠나기전 신종플루의 영향도 있지만
여행객들에게는 워낙 위험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멕시코
그런 얘기를 들을 수록 오기가 생기는 이유는 뭘까

"뭐야,뭐!!!얼마나 위험하다는 거니!!!앙?앙?"

멕시코에 도착하기전 두 가지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
첫째, 멕시코는 남미가 아닌 북미라는 사실...(뭐? 다안다구?그럼 말아라...난 몰랐다)
둘째, 멕시코의 스페인 명칭은 메히꼬, 멕시코시티는 메히꼬데에뻬(Mexico D.F)라고 불리운다는 사실...(몰랐지?메롱~!)

그래, 우리나라 수도를 쎄울 쎄울 이라고 부르고 표기하는 것보다
우리나라식으로 서울 이라고 표기하고 불러주는게 기분이 더 좋지...

그래서 지금부터 멕시코는 메히꼬...멕시코시티는 메히꼬데에뻬로 표기하기로 한다...
(불만있나?)

시원스럽게 비행기는 활주로에 착륙했고
기분좋게 입국심사를 마쳤다
(입국심사관은 왜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는거냐!!!)

신종플루의 영향때문인지 입국심사장에서 동양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을뿐더라
검역관들의 검사 또한 철저했다

공항게이트를 빠져나오니 밤 9시 반이다...
그나저나 난 그 동안 숙소 예약도 안하고 뭐했대니? -_-ㅋ
일단 밖에 나가면 지하철이 있겠지, 하고 공항 밖을 나섰다가 5분간 서성거리고 다시 들어왔다...
공항인데도 밤거리 분위기가 섬뜩하다...하하핫;;;
인포메이션 직원에게 메트로 위치를 확인하자...-_-;;;

메트로를 타고 zocalo(쏘깔로)광장 근처로 가기로 한다
소깔로 광장 근처에 호스텔이 좀 있단다 

 메트로를 세번이나 갈아 탄 끝에 한 시간만에 Allende역에도착...
벌써 밤 10시 반이다...
메트로 역을 짠~하고 나오니...암흑이다...엄마야;;;

방향잡기가 만만치 않다...길가는 메히꼬 아저씨를 붙잡고 물어본다

"아저씨 소깔로광장 어데로 가야해?"

"네 블럭 가면 있어"

아저씨는 나의 스페인어 히어링이 의심스러운지 친절히도
뿍!뿍!뿍!뿌욱! 하고 입으로 네번 뿍뿍대신다...-_-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던지신다

"Be careful, amigo!"

운이 안따라주는건가...두 군데나 숙소를 찾아갔지만, 방이 없단다...
30분간을 미친듯이 어두운 밤길을 헤매다 약간 비싸보이는 호텔을 발견한다 



사진은 다음날 찍은 호텔의 전경이다
밤에 보았을땐 무지 비싸보였다;;;
아, 다행히 방이 있었다...
그것도 매우 매우 싼....하루에 150페소(한화 약 15,000원)


나의 방은 호텔의 맨 꼭대기 층이다...
그렇다고 팬트하우스를 기대하진 마시라...


식민지풍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호텔의 맨 꼭대기 층에는
고시원 마냥 조그만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공동샤워실;;;그래도 뜨거운 물은 잘 나오더이다


427호...감방문 처럼 생겼다...하핫;;;


방에는 침대하나와 세면대가 놓여져 있다
아마도 이곳 꼭대기층은  식민지 시대때 하인하녀들을 위한 방이 아니였을까 싶다;;;
그래도 무선인터넷은 잡힌다는 사실;;;;꺅


창 밖으로 보이는 높다란 빌딩과 창 아래로 보이는 주차장...
차 뺄때마다 어찌나 호들갑을 떠시는지;;;


하루 푹 자니 시차 적응 완료;;;
시내 구경이나 하자
숙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소깔로 광장이 있다
메히꼬데에뻬 거리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두닦이 아저씨들...
난 처음에 무슨 지게차 운전하는 줄 알았다;;;



여기가 바로 소깔로 광장이올시다
세계에서 19번째로 넓은 광장으로 이곳은 원래 아스떽인들의 신전이 있었던 신성한 곳이였다
이후 스페인 정복자 꼬르떼스는 모든 신전을 파괴하고 이곳에 도시를 세우기 시작했다
소깔로는 기반 이라는 뜻으로
멕시코의 독재자 안토니오 로페즈의 지시로 독립기념물을 세우려 했지만
계획이 무산되고 1812년 헌법 광장이라는 공식적인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소깔로는 메히꼬 어느 도시를 가도 볼 수 있는 중앙 광장을 가리키는 말로 현재 사용되고 있다


소깔로 광장 길건너편에는 국립 궁전이 있다
아스떽황제의 궁전을 스페인 정복자 꼬르떼스가 총독부 건물로 사용한 곳이다
내부에 입장하기 위해선 신분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입장료는 무료~!


2층 발코니에서 바라본 궁전의 소광장


궁전에는 멕시코의 대표적인 화가 Diego Rivera(디에고 리베라)의 벽화 Mural(무랄)를 볼 수 있다
방문 할 당시에는 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아스떽인들의 모습과 스페인 침략 당시의 모습을 벽화로 감상 할 수 있다


1800년대 말 의회로 사용되었던 홀


그늘에서 쉬고 있는 꼬마 관람객들


궁전을 빠져나와 한 블록 정도만 걸어가면 Templo Mayor(뗌쁠로 마요르)가 보인다
역시 아스떽인들의 신전이였던 이곳도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파괴되어지고
신전의 돌을 사용해 자신들의 건물을 세웠다고 한다


똄쁠로 마요르 옆에는 원주민들이 다양한 장신구를 판매하고 있다


장신구 판매 뿐만 아니라 의식같은 걸 치루는 장면도 볼 수 있는데
나쁜 기운을 없애는 거란다



둥둥둥 북소리와 함께
또 다른 의식이 치루어지고 있다



아스떽 원주민들의 후손임을 자청하는 이들이 전통 춤을 벌리고 있다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모여 이들의 전통춤을 관람하고 있다 



아스떽 원주민들의 후손이 전통춤을 벌이고 있는 광장 옆에는 대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원래 이곳은 아스떽인들이 세운 태양의 신전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성당내부는 그렇게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은 모습이다



소깔로 광장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에
디에고 리베라 박물관이 있다
궁전에서 보았던 이 화가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그림이 이 곳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1947년에 그린
<Sueno de una Tarde Dominical en la Alameda Central>
(알라메다 공원에서 어느 일요일 오후의 꿈)
이라는 벽화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멕시코의 중요한 역사적 인물이 모두 등장한다
벽화 설명 안내판에는 각각의 모든 인물에 대한 정보를 표기해 두었다


전시장 한 쪽에는 인간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 갤러리도 볼 수 있다
하루동안 메히꼬의 수도를 거닐었지만 별다른 위험한 상황은 없었다
사람들이 굉장히 신기하게 나를 쳐다보는 것 이외엔...
뭐...그런거야 이제 익숙해 졌으니까...
그래도 밤에 싸돌아다니는 건 삼가하자;;;

메히꼬는 복어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조심하지 않고 섣불리 먹다간 독에 중독이 되는 위험이 있지만
독을 제거하고 조심하면 새로운 세계를 느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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