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 여행, 그리고 생활



 
마드리드에서 그라나다로 떠나기 1시간 전 기차역에서 미리 예약해 둔 그라나다 민박집에 전화를 걸었다

" 아, 지금 출발하면 오후1시쯤 도착할 것 같은데요 어디서 기다리면 되죠? "

예약해둔 민박집에서는 기차역까지 픽업서비스를 해주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 지금 제가 운전 중인데요, 이따 그라나다에 도착하시면 전화 주시겠어요? "

음...쌀쌀맞은게 몬가 좀 불길한 예감이 든다...
5시간 후 그라나다 역에 도착했다
그라나다 역은 정말 작은 간이역 같았다
역에 내리자 마자 공중전화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 지금 그라나다 역에 도착했는데요..."

" 갑자기 차가 고장이 나서 픽업을 못 나갈 것 같아요, 버스를 타고 오셔야 할 것 같은데..."

음...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일단 기차역을 벗어나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픽업을 해준다기에 넋놓고 있었는데...좀 긴장해야 겠다
근데 어느 방향에서 타야하는지도 모르고 가방들고 30분동안 왔다리 갔다리...
결국 30분만에 찾아낸 버스정류장...
주인장 말로는 버스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고 한다...
10분정도 버스가 달리더니 사람들이 다 내릴려고 준비를 한다, 아마도 종점인 듯 하다
주섬주섬 가방을 들고 버스에서 내리니 누군가 인사를 건넨다



" 안녕하세요, 픽업 나갔어야 했는데 아침에 갑자기 차가 고장이 나서...죄송해요...힘드셨죠? "

구차한 변명따위 집어치워!!!!!-_-;;;

그녀의 이름은 김지은
까사보니따 민박집의 주인장이다


민박집은 이렇게 똑같이 생긴 집 가운데 하나다
술먹고 찾아오면 남의 집 가겠는걸;;;



짐을 간단히 풀고
1층에 내려오니 주인장이 짜파게티를 끓이고 있다!!!

" 점심 안드셨죠? 픽업도 못나가고 죄송해서...이거라도 좀... "

여행을 하면서 여러 숙소에 머물렀는데
몇 가지 징크스가 있다
그 중에 하나는 도착하자마자 숙소에서 뭔가를 얻어 먹었던 곳은
아주 좋은 기억을 남겼다는 것이다...

로마 현경이 누나네도...
베네찌아 형님네도...
그리고 런던 창길,이진씨네도...

앗...그렇다면 이 짜파게티는 좋은 예감의 시작???
밥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니
주인장은 좋은 사람인 것 같다

" 오래 머무시니까 계시는 동안 최대한 편하게 계세요, 방도 예약이 없으면 그때그때 편한데로 옮겨드릴께요 "

그래그래.싹싹한 처자로군ㅋ



3층에는 양쪽에 베란다가 있다
훌륭한 풍경은 아니지만 나름 여유롭다



1층 거실을 통해 조그만 정원이 있다
이곳은 훗날 나만의 휴식공간이 된다...



마을 산책을 하고 근처 공원에서 잠시 햇볕을 피한다 


뜨거운 햇살...하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그리웠던 태양...


공원 한 쪽 구석에는 중학생으로 보이는 녀석들이 물장난을 치고 있다


동네 꼬마녀석들에게 신고식을...


" 올라(Hola)~! "


근처 대형마켓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그라나다에서 여행이 아닌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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