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뢰메 버스터미널에서 저녁7시 출발 야간버스를 기다린다
진갱,소영,화진이 배웅을 나와줬다;;;고마운 것들;;;
그런데 범상치 않은 아줌마가 버스출발 20분 전인데도 보이질 않는다
아줌마가 길을 잃어버린건 아닌지 아이들이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줌마의 성향으로 봐서는 절대 길을 잃어버릴 사람은 아닐 듯 싶다
나의 예감으로는 아줌만 여군이 아닐까;;;

버스출발 10분 전 아이들의 걱정이 무색하리만치
아줌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타났다

아줌마와 난 버스에 오른다
솔직히 개인적인 심정으론 이 아줌마와 엮이고 싶지 않다;;;

난 앞 쪽 자리에 앉았다
아줌마는 거의 뒷자리에 앉은 듯 싶다
신경을 끄자;;;
내 옆자리엔 귀여운 터키 소녀가 앉았다 +_+히히
하지만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아줌마는 내 자리에 오더니

"저기...자리 좀 바꿔 주면 안 될까요? 뒷자리에 다 남자들이라 무서워서..."

-_-;;;

버스 안에 차장이 두 명이나 있고
별로 위험해 보이지 않는데;;;
흠...그래도 아줌마가 심히 걱정스러운 표정이라 바꿔주기로 한다

두 번 정도 간이 정류장을 들리니
자리가 만석이다
그런데 갑자기 차장이 내 티켓좌석 번호를 확인하더니
원래 자리로 돌아가라고 한다
뭔가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

차장이 원래 내자리에 앉아 있는 아줌마보고
다시 본인의 자리에 앉을 것을 요구하자
우리 아줌마 얼굴을 붉히며

"no! no! so many man...back side..."

사실 뒷 자리엔 순진하게 생기신 아저씨 두명만이 앉아 있었을 뿐...
불쌍한 아자씨들...
졸지에 무서운 치한 취급을 받는다;;;
차장아저씨도 양보 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상황이 시끌벅적해지자
모든 손님들이 나와 아줌마를 주목한다 -_-;;;
이 아줌마와 엮이고 싶지 않았던
개인적인 소망이 부질 없어 지는 순간이다;;;
이때 갑자기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자 손님이 자기가 뒷자리에 가겠다며
나와 이 아줌마를 같은 자리에 앉혀준다;;;

순간 상황종료;;;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생각으로는 나와 이 아줌마는 커플이며
차장의 착오로 좌석이 떨어져
같은 자리에 앉혀 달라고 아줌마가 떼쓰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졸지에 커플이 되어 아줌마와 동석을 하게 된다
-_-;;;;;;;;;;;;;;

아침 6시쯤이 되어 데니즐리 터미널에 도착한다
파묵칼레에 가기 위해선 데니즐리에서 서비스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파묵칼레는 아주 작은 마을이라 구색을 갖춘 버스 터미널이 없단다
파묵칼레에 내리는 손님 몇 명만 하차 하고
버스는 다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듯 싶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시간...
비가 계속해서 내린다...

보통 파묵칼레는 반나절 코스로 들리며
대부분 셀주크나 쿠사다시라는 도시로 이동한다

관광객들이 파묵칼레에 들르는 이유는 단 하나!
솜으로 만든 성이라는 파묵칼레의 뜻처럼
하얀 석회층으로 덮힌 석회산을 보기 위함이다
 



요거이 바로 파묵칼레의 석회산이다
하얗게 덮혀 있는건 마치 하얀 눈이 얼어 만들어진 설산같다
하지만 모두 석회암이고
안에 담겨져 있는 석회수는 온천물처럼 매우 따뜻하다;;;;
맑은 날씨였다면 자료사진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을터....
하지만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는...

일단 오후3시반에 셀주크로 가는 버스티켓을 구매한 후
파묵칼레 유적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아줌마와 함께;;;




비가 그칠 생각을 하지 않고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저 멀리 오른쪽 구석에 양산을 들고 우의를 입고 계신 범상치 않은 포즈의 아줌마 모습도 볼 수 있다;;;
야구모자는 항상 착용하고 있다;;;;
아마 3일 내내 같은 복장이신 듯;;;쵝오!!!

그나저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엮이고 있다ㅋㅋㅋ
오후에 셀주크까지도 같은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망했다ㅋ



파묵칼레의 유적지는 히에라폴리스라고 불리는 고대도시를 가르키는 말이다
이 고대도시는 BC190년에 설립이 된 것으로 추정되며
AD17년 로마제국의 황제였던 티베루스시대에 일어났던 큰 지진후에 재건립이 되었고
로마제국의 고위관료들을 위한 여름 휴양지가 되었다고 한다
AD1354년에 일어난 또 한번의 큰 지진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출입문인 북문에서 출발하여 걸어가면 신전과 극장 그리고 아고라 등의 유적지등을 볼 수 있다
비가 너무나 많이 내려 카메라를 도저히 들고 다닐 수 없다;;;

망했다ㅋ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비가 와서 이 모양이다...
완전 우울한 풍경이다...

석회수에 발을 담그니 무지하게 따뜻하다;;;
참고로 석회층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신발을 벗어야 한다




날씨만 좋았어도 무지 이뻤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잠시...
우산도 없이 계속 비를 맞고 있으니 무쟈게 춥다...그것도 아침시간인지라....




유적지의 거의 끝부분에 오면 요런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도 있다
요금이 꽤 비싸다;;;
온천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
하지만 돈이 밸루 없다는거...

춥고 배고파서 후다다닥 유적지 탐사를 마치고 터미널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식당에 갔다
깔레 호스텔이라는 곳인데
메뉴판에서부터 간판까지 한국어와 일본어가 많다

주인장이 젊은 터키사람인데
 (가이드북에는 일본 사람이 주인장이라 했는데 바뀐듯)
한국어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주인장이 필기도구를 가져와 내앞에 앉더니 대뜸

"I have some question, can u teach me?"

"Sure, why not?"

"How to say 'delicious' to korean? "

"이거,완전짱! '-'b"

"How to say 'Believe me'?"

"구라아냐! `-' "

"How to say 'i like u'"

"난 니꺼! +_+v"

두 시간에 걸친 스파르따식 실전 한국어 강좌 진행;;;
그리고 열심히 받아 적는 주인장... 
내가 가르쳐 주는대로만 한다면 인기짱일듯;;;

오후3시까지 게스트하우스 로비에서 쉬다가
셀주크행 버스를 타고 이동~!!!
파묵칼레에서 셀주크까지는 약 2~3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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